韓모바일게임, 속편의 시대 '끝'?
우려먹기 인식 확대, 짧은 생명 주기 등 신뢰도마저 추락

인기 온라인 게임에 기반한 모바일 게임의 속편들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속편의 속편 시대가 사실상 저물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출시된 속편의 속편들 성적은 초라한 상황이다.
우선 4월 17일과 18일 그라비티와 엔트런스가 출시한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 백 투 글로리'와 'DK모바일 리본'을 들 수 있다.
출시 첫 주말, 론칭 프리미엄이 일기 시작하는 시점에서도 인기 차트 톱10에 입성하지 못했다.
'DK모바일 리본'은 톱50에도 자리하지 못했다.
'라그나로크 백 투 글로리'는 전일(4월 21일) 12위까지 올랐지만 현재(4월 22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13위다. 어제 보다 한 계단 하락했다.
'라그나로크 백투 글로리'는 그라비티의 간판 온라인 MMORPG '라그나로크'에 기반한 숱한 시리즈의 최신 게임이다.
'DK모바일 리본'은 'DK온라인'에 기반한 모바일 MMORPG다. 지난 2021년 3월 출시돼 돌풍을 일으킨 'DK 모바일: 영웅의 귀환'과 2022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DK모바일: 오리진' 후속작이다.
속편의 속편이다.
지난해 9월 플레이위드가 출시한 '로한2'도 부진했다. 초반 인기 톱10까지 입성했지만 매출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리니지M과 경쟁했던 '로한M'과는 비교도 되지않는 초라한 성과다.
첫 후예 '로한M'은 2019년 론칭, 대파란을 일으키며 인기 순위는 물론 당대 최고 흥행 모바일 MMORPG '리니지M'까지 위협했다. 또 상당 기간 구글 플레이 매출 톱10에 자리하며 플레이위드의 효자 노릇을 했다.
인기 온라인 게임에 뿌리를 둔 첫 모바일 게임의 흥행과 달리 이후 속편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속편의 속편이 갖는 식상함 혹은 진부함 때문일 수 있다.
일부 게임사들은 같은 IP(지식재산권)에 출발했지만 캐릭터 혹은 장르를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반향은 없었다.
외형만 바뀌었을 뿐 본판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후예가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기대감과 이전 이용자들의 향수까지 자극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또 한번의 추억팔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 확장성'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속편의 속편은 주 타깃은 원작을 기억하고 있는 이용자들이다. 이미 첫 후예를 경험했던 이들이다.
'MZ 세대'까지로의 확장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짧은 생명 주기와 이로 인한 신뢰성 상실일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수 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서비스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모바일은 달랐다.
특히 일부 속편들은 또 다른 속편이 출시 이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플레이위드의 로한M은 지난 2023년 6월 서비스가 종료됐다. 2019년 6월 출시, 약 4년 만이다.
'DK모바일: 영웅의 귀환'은 2023년 1월 서비스가 중단됐다. 2021년 3월 출시 채 2년도 채우지 못했다.
이외에도 웹젠의 '뮤 온라인'에 기반한 모바일 게임과 웹게임들의 시리즈로 론칭된 대다수 게임이 최신 버전 출시에 앞서 서비스가 종료됐다.
인기와 흥행 여부를 떠나 수년간 공들인 게임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게이머는 없다.
이용자 감소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일 IP 후속작이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모만을 바꾼 '대체 게임'의 출시로 여겨질 수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이득일 수 있다. 초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상실하고 이로 인해 결국 이용자들에게 외면받는 게임사로 전락할 수 있다.
과거 중국 게임사들에게 붙여졌던 '공장형 게임'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생존이 시급한 중소 게임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속편의 속편 그리고 또 다른 속편까지 준비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들도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지금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향후 10년의 생존을 위해 어떤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할 지를 생각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