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톡] 4월 13일 종가 기준, 웹젠 시총 1조4918억원… 데브시스터즈(1조6160억원) 보다 1242억원 많아
국내 증시가 4월 들어 고공비행을 펼치고 있다. 4월 12일 월요일, 코스닥은 IT 버블 시대 이후 약 20여년 만에 '천스닥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4월 13일에도 상승을 이어가며 1010.37로 마감했다.
게임주도 오름세를 보였고 전체 시가 총액 56조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가 3월 리니지M 롤백 사태로 인한 열혈 이용자 '린저씨'들의 불매 운동 여파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 우량주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단연 돋보이는 종목은 데브시스터즈다. 2021년 1월 '쿠키런:킹덤' 출시와 대흥행 여파로 기업 가치 1조원을 돌파했다.
4월 13일 화요일, 게임주 역사상 가장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다.
모바일 블루칩으로 꼽히던 '데브시스터즈'가 기업가치에서 한때 엔씨소프트 대항마로 꼽힌 바 있는 '웹젠' 기업가치를 추월한 것.
데브시스터즈는 11.00%(1만4100원) 뛴 14만2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상장 이래 최고가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 총액은 1조6160원이다.
웹젠은 전일대비 4.84%(2150원) 하락하며 2거래일째 급락했다. 종가는 4만2250원이다. 기업 가치는 1조4918억원이다.
데브시스터즈 시총이 무려 1242억원 높았다. 또한 한게임 등을 서비스 중인 NHN(1조4302억원)보다는 1858억원이 많았다.
선데이토즈, 파티게임즈 등과 더불어 모바일 블루칩으로 출발해 기업 가치 1조원 돌파에 이어 중견 게임사들마저 차례로 추월한 것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허리가 빈약함을 고려할 때 데브시스터즈의 성장은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하지만 주식만을 놓고 볼 때는 고개가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실적은 물론 미래 가치를 놓고 볼 때 선뜻 데브시스터즈가 우월하다는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실적이다.
데브시스터즈는 2021년 1분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케 하고 있다. 1월 출시한 캐주얼 모바일 RPG '쿠키런:킹덤'때문이다. 론칭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에 올랐고 1분기 내내 톱10을 지켰다. 게다가 4월 13일에는 리니지2M 마저 추월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의 부진에서 탈피함은 물론 화끈한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 여기에 이전 최고 매출원 '쿠키런:오븐브레이크'도 1분기 상당 기간 톱40에 자리했다.
웹젠도 마찬가지다. 1분기 동안 2개의 작품이 톱40에 자리했다. 지난해 출시해 5월과 8월 론칭한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과 'R2M'이다. '뮤 아크엔젤'은 변동폭이 컸지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보다 오랫동안 톱40에 자리했다. 웹젠이 자체 개발, 2020년 8월 출시한 'R2M'은 톱10 안팎에 자리했다.
'쿠키런:킹덤' 가세로 데브시스터즈가 매출 신장만은 확실하지만 웹젠을 넘어설지는 의문이다.
쿠키런:킹덤이 1월 21일 출시, 매출 반영분은 1분기 약 2/3다. 여기에 쿠키런:오븐브레이크는 톱40 이탈이 잦았다.
웹젠 투톱 'R2M'과 '뮤 아크엔젤'은 1분기 내내 톱40에 자리했다. 쿠키런:킹덤만큼 높은 위치에 자리하지 못했지만 톱20에서 3위 이하 매출 격차가 않음을 고려할 때 변동폭이 적었던 웹젠 작품의 매출이 오히려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웹젠은 뮤 온라인, R2 등 온라인게임과 다양한 웹게임을 갖추고 있다.
물론 데브시스터즈의 인력과 규모는 웹젠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작은 만큼 매출의 비교는 적절치 않다.
그럼, 순이익과 영업이익률을 어떨까를 놓고 볼 때도 역시 데브시스터즈의 우위를 말하기에는 망설임이 앞선다.
'쿠키런:킹덤' 론칭을 전후해 데브시스터즈는 보기 드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TV CF 등도 어렵지 않을 눈에 띌 만큼 화끈한 물량 공세를 펼쳤다.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확대됐다.
웹젠은 1분기 신작이 없었다. 일부 증권사들이 웹젠의 매출 하락을 점치는 이유다.
순익은 다르다.
웹젠은 1분기 중국에서 새로운 이익원을 확보했다. 지난 1월 6일 중국에서 출시된 모바일 MMORPG '영요대천사'다. 이 작품은 웹젠의 간판 IP(지식재산권) '뮤 온라인'에 기반했다. 웹젠이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비용이 발생하지 않은 순이익이다.
성적도 좋았다. 론칭 초기, 현지 1월 구글 평균 매출 순위 10위대를 유지할 만큼 큰 흥행을 거뒀고 1분기 동안 톱30에 자리했다.
주식의 가치를 말할 때 우선시 되는 '미래 가치'를 놓고 볼 때로 '데브시스터즈'를 웹젠보다 앞서야할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우선 현재 흥행작 '쿠키런:킹덤'의 미래다. 4월 13일(화) 엔씨소프트의 간판 모바일 MMORPG이며 붙박이 넘버2 '리니지2M'을 추월하며 구글 플레이 매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바람의나라:연(넥슨), 세븐나이츠2(넷마블)에 이어 3번째로 리니지 후예들의 넘버1과 2의 독식을 막았다.
파란이나 다름없는 '쿠키런:킹덤'의 질주가 장기화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지난 4월 초 넘버3 이탈 이후 11위까지 밀리며 보여줬던 하락세는 장기간 넘버3 안착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는 대목이다.
여기에 2분기 기대신작들이 줄을 잇는다. '블레이드앤소울2''제2의 나라''서머너즈워:백년전쟁' 등이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엔씨소프트가 흥행불패를 자랑하는 원천 IP를 자체 개발해 만든 MMORPG다. 제2의 나라는 넷마블의 2021년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페이트/그랜드 오더, 일곱 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 등처럼 대흥행을 이룬 바 있는 일본의 유력 IP에 기반했다.
퍼블리셔의 역량은 물론 게임의 무게감에 있어 넘버2로 손색이 없다.
쿠키런:킹덤만으로는 향후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데브시스터즈가 웹젠처럼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있는가? 아니다.
웹젠은 그동안의 라인업을 고려할 때 '영요대천사'와 '전민기적2'를 한글화해 국내 서비스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R2M' 해외 진출도 고려 중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은 이미 지난 1월 한국은 물론 전 세게에 동시 론칭됐다. 지역적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쿠키런:킹덤'이 컴투스의 효자 모바일 RPG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네라'와 같은 글로벌 대흥행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출시한 지가 2개월이 넘어섰고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쿠키런:킹덤'의 미래는 여느 흥행 모바일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와 일부 해외 지역에서의 돌풍을 지속하고 자연감소할 공산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킹덤' 출시 이후 새로운 창작 IP(지식재산권) 게임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브릭시티'다. 쿠키런을 도형으로 형상화환 불록 기반 '건설 시뮬레이션'이다.
창작 IP(지식재산권)의 부재로 허덕이 한국 게임산업에 단비 같은 존재다.
공개된 동영상을 살펴볼 때 데브시스터즈의 확실한 미래를 점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브릭시티'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건물을 짓고 발전시키는 형태의 모바일 게임이다. 현재 데브시스터즈의 충성 고객에게는 환영받을만한 작품이지만 주머니가 두둑하고 씀씀이가 큰 하드코어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다가서기 쉽지 않은 게임 방식이며 장르다.
새로운 IP(지식재산권) 게임이지만 타깃층이 데브시스터즈의 주고객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이용자층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출시 시기는 2020년 '하반기'다.
웹젠의 미래도 섣부르게 청사진을 제시할 수 없다. 규모에 비해서는 창작 IP가 턱없이 부족하고 뮤 온라인이라는 단일 IP 사업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 온라인' IP 사업이 안정적이다.
'뮤 온라인' 기반 웹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중국에서 꾸준히 출시되며 오히려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한령으로 막혀있는 토종 게임들의 중국 진출이 어려운 시기에도 중국발 훈풍에 성장을 이어왔다. 중국 게임사들의 러브콜은 불을 보듯 뻔하다.
폭발적인 성장은 없지만 꾸준함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공산이 데브시스터즈보다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궁금하다. 4월 13일 웹젠의 시가 총액을 추월할 만큼의 데브시스터즈의 가치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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